드뷔시와 슈베르트
 드뷔시와 슈베르트는 아침에는 들어서는 안 되는 음악이다.
아침엔 화려하고 감정을 수직상승 시키는 파가니니나 차이코프스키가 제격이다.
듣다 보면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길에서 춤이라도 추고 싶어진다.
총칼을 둘러매고 적장에 뛰어들어 적을 무찌르고
불합리한 상사에게 다가가 모두를 위해 다짜고짜 따귀를 날릴 것만 같다.

하지만 드뷔시나 슈베르트는
아침부터 감상에 빠져들어 과거의 회상에서 허우적거리다 몇 시간을 잡아 먹게 만든다.
아침부터 그렇게 몇 시간을 잡아먹고 나면
괜시리 마음만 울적하고 일만 쌓여간다.

과거라는 우물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우물 이란 단어를 써 놓으니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소설이 떠 오르고
그 소설의 화가들의 이야기가 떠 오르며 내 대학시절이 떠오른다.
그래 이런게 드뷔시와 슈베르트의 폐해다.

슈베르트를 들으면 그 과거의 우울에 서서히 조금씩 침잠해 가는데
그 속도가 너무 느려 가라 앉고 있는지 조차 모르게 그렇게 빠져든다.
드뷔시는 슈베르트보다는 좀 빨리 스르륵의 속도로 빠져 드는데
로렐라이가 노래로 유혹해 몽롱하고 달콤하게 사람들을 바다에 빠져 죽이듯
그렇게 헤~ 하고 좋아하다 보면 어느새 30분을 과거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허비해 버리고 있다.
by HEHEHE | 2009/03/17 10:58 | M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deepthin.egloos.com/tb/232229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