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똥오줌병
충동적으로 '가고싶다'라고 생각했다. 아니 회사를 서울을 '벗어나고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뭐 얼렁뚱땅 예약하고 시간이 흐르고 공항에서 흥분하고 졸고 또 졸고 그러다 보니 제주였다.
먹고마시고자고 하루하루가 흐른다. 배가 찢어지게 먹고 목구멍에 차오르게 마시고 잠이 올때까지 널부러져 있었다.
그러다 지겨워 지면 곰처렁 어슬렁 거리며 호텔을 돌아다녔다.

나에겐 여행만 가면, 아니 어디를 가려고 하면 발생하는 병이 하나있다.
가령 이런 것이다.
일요일 낮에 느긋하게 남편과 누워 있다가 지겨우니 이제 슬슬 나가볼까 하며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서 문을 잠그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해
걸어걸어 차를 타면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다.
"오빠 오줌마려"
"또 도졌다 저놈의 지긋지긋한 똥오줌병!!! 얼른 갔다 오슈"
참 이상한 생리적 현상이다. 문을 나서서 "자 이제 출발"하며 한발을 떼면 꼭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
가족과 남편만 알고 있는 불치의 병 -_-. 아이였을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있었던 병.( 아 이번 제주 여행으로 친구도 알아버렸구나 -_-)
엄마가 괜찮아 어른이 되면 이런거 따윈 다 없어져 했던 일명 똥오줌병.
분명 이건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심리적인 병일 것이다.
왜냐면 근거리 가령 요앞 슈퍼에 간다거나 만화가게에 간다거나 하면 절대 한번도 그 증상을 느낀적이 없기 때문이다.
모처럼 " 자 출발" 하면서 모두가 들뜨고 집을 나서서 바로도 아니고 꼭 좀 곤란한 거리에 이르면
즉, 되돌아 가기도 좀 그렇고 그냥 가기도 좀 그런 그런 지점에 도착하면
느낌이 온다. 그 느낌이 슬슬 올라온다

몇 번씩이나 호텔 밖을 나와 차에 시동을 걸어 호텔 정문을 지나면 꼭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주인과 산책만 나오면 가로등이나 가로수에 실례를 하는 개들이 이런 느낌일까?
말이 통한다면 묻고 싶다.

by HEHEHE | 2009/02/12 14:23 | H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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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펩시 at 2009/03/24 23:00
저도 신경이 예민해서 비슷한 증상이 있는데..
의사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사람이 배변에 대한 긴장을 느끼면 근육이 방광을 조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긴장을 하고 불안하면 더욱 더 오줌이 마려운 거라고 하더라고요...
Commented by 아하! at 2009/03/26 12:40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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