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에 벌어졌던 자잘한 일들
어른이 되고 나서 맞이한 첫 구정
물론 결혼 후 추석을 겪기도 했지만 뭐 아무래도 한해를 시작하는 구정이  추석보다는 좀 더 큰 느낌이라( 돈도 더 많이 나가고 일도 더 많이하고 -_-)
일단 난 요리를 잘 못하고 결혼 8년차의 주부의 법칙을 어기지 말자라는( 전 부칠때 내 맘대로 정렬했다가 다시 할 번 했다 ) 취지로
그릇을 닦고 또 닦고 또 닦았다. 인간식기세척기라 불러다오.
그에 대한 보상인지 아주버님이 대게 4마리와 가리비와 소리를 잔뜩 사와 삶아 주셨다.
난 이런 갑각류를 먹을때는 그 살보다 내장에 더 심취하는데 ( 고소하고 쌉살한 그 맛이야 말로 일품)
지난 번에 농담처럼 했던 그 말을 기억하고 모든 게 등딱지와 소라 똥을 열심히 파 나 앞접시에 계속해서 쌓아 주셨다.
그렇게 게, 소라 내장을 배안에서 게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때까지 배가 터지도록 헛 구역질이 나도록 먹고 마시고 흥청거렸다.

모든게 좋았지만 이 최씨집안의 지나치게 가부장적인 분위기는 개혁이 필요한 듯 하다.
여자들은( 주로 나이어린 형님이 다하지만) 요리를 만들고 지지고 부치고 그릇을 닦고 치우고 버리고,
남자들은 이를 쑤시고 아이들과 농을 주고 받고 밤만 달랑 깐다.
완고한 아주버님은 변할것 같지 않고
나는 온갖 생색 내기 설거지를 하고
최남편은 묵묵히 중립을 지켜 인비져블한 존재 처럼 행동하니

어린 형님만 고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도고 삐뚤어지지 않는걸 보면
인내심이 대단한건지 아님 어릴때 부터 그런 환경에 익숙한건지
아님 반란의 기회를 조용히 웅크리며 기다리고 있는 건지...

by HEHEHE | 2009/01/28 11:38 | H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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